[넷플릭스] 우리들의 블루스: 소시민들의 옴니버스 인생 드라마
[넷플릭스] 우리들의 블루스: 소시민들의 옴니버스 인생 드라마 에 대해 리뷰하려고 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소시민들의 옴니버스 인생 드라마
2022년 4-6월 tvN에서 방영된 우리들의 블루스 Our Blues 는 14명의 주인공을 옴니버스 스타일로 제작한 휴먼 드라마입니다.
처음에는 뻔한 멜로나 신파 드라마로 생각하고 시청을 미루다가 넷플릭스로 보게 되었는데, 평범한 인생을 어떻게 잘 살수 있을까 를 고민하게 해주는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옴니버스 방식, 개별 에피소드와 전체 드라마 연결한 스토리라인
한국드라마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옴니버스 방식이었지만, 등장인물이 모두 상호관계가 있지요.
이병헌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지내고, 트럭만물상을 하면서 첫 사랑 민선아를 계속 도와주는 이동석으로,
신민아는 제주도에서 버린 아이로 자라서, 다시 서울로 와서 결혼했지만 우울증을 않는 민선아 로,
한지민은 육지에서 제주도에 와서 억세게 해녀생활을 하는 사연 많은 이영옥으로,
김우빈은 성실히 뱃일을 하는 작은 어선의 선장이면서 로맨틱한 연애를 하는 박정준으로,
배현성은 10대 고등학생이면서 여자 친구를 임신시키고 10대 가장이 되는 정현으로,
노윤서은 전교 1등 모범학생에서 10대 임신으로 인생사건을 만나는 방영주로 나오네요.
그리고, 차승원, 이정은, 김혜자, 고두심, 엄정화 등이 등장해서, 울고 웃는 인생 스토리를 감칠 나게 풀어나갑니다.
신민아 vs 이병헌: 불행한 가족사 넘어, 새로운 희망으로
이병헌은 어릴 시절부터 불행한 가족사를 가지고, 엄마가 재가하여 정 붙인 곳 없이 자랐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가고 끊질지게 희망을 안고 사는 트럭만물상 이동석 캐릭터를 잘 연기하네요.
이제는 글로벌 스타이지만, 한국의 중년이 가진 고민과 생각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우울증을 가진 첫사랑을 끝까지 지지해 주는 모습이 이제는 행복지기를 바라게 만드네요.
신민아는 깔끔하고 단아한 이미지이지만, 드라마에서는 결혼하고 아이가 있으면서 우울증이 심각해 이혼당한 주부 민선아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하고,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이 새로운 연기 변신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한지민 vs 김우빈: 장애 동생의 억척 해녀, 듬직한 선장의 로맨스
한지민은 사연 많은 해녀 이영옥 캐릭터로 돈만 밝히는 것으로 동료들에게 오해를 받지만, 장애를 가진 동생을 끔찍하게 돌보는 모습으로 정감 많은 모습도 있고, 로맨틱한 연애에 감동하는 여인이면서도 동생을 챙기는 모습을 잘 표현하네요.
김우빈은 투병으로 오랜 기간 드라마 출연을 못했지만, 해녀들의 바닷물 질을 가이드하는 선장 박정준 캐릭터에 맞게 표정과 톤을 조정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로맨틱한 준비로 감동을 주는 모습이네요.
노윤서 vs 배현성: 10대 고등학생의 임신과 결혼
노윤서는 신인인 듯한데, 학교에서 공부는 1등이지만, 너무 섣부른 사랑으로 임신과 결혼을 하려고 하는 방영주 캐릭터로 나오네요.
고등학생의 임신과 사랑에 대한 시나리오에서, 정말 주변에 있을 법한 10대 임신과 결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인생사건을 맞닥뜨리는 당찬 캐릭터를 실감 나게 소화합니다.
배현성은 노윤서와 같이 고등학생이면서, 인생의 대형 사고를 치는 상대역 정현 캐릭터로 10대이지만, 가장의 무게를 감당하려는 책임감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옴니버스 스타일이어서, 기존 한국드라마 구성과는 차이가 컸지만, 그대로 주요 배역이 바뀌면서도 새로운 스토리를 연관적 있게 풀어나간 것이 전체 20부작 에피소드가 하나의 드라마로 완성되도록 한 것 같습니다.
시청률은 7% 에서 최종 15% 로 2배 상승해서 종영되었네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기획의도
이 드라마는 인생의 끝자락 혹은 절정,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삶에 대한 응원이다.
응원받아야 할 삶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때론 축복 아닌 한없이 버거운 것임을 알기에, 작가는 그 삶 자체를 맘껏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다.
하나뿐인 아들(동석)과 살가운 말 한마디 섞지 못하는 일흔 중반의 옥동,
가진 것이라곤 달랑 만물상 트럭 하나와 모난 성깔뿐인 마흔 초반 솔로인 동석과 남편은 물론 자식 셋을 먼저 보내고, 오래 산 게 분명한 죄라는 걸 증명하는 일흔 초반 춘희,
하루 이십 시간 생선 대가리를 치고 내장을 걷어내 평생 형제들 뒷바라지하고도 기껏 생색낸다는 말을 듣는 사십 후반의 싱글 은희,
이혼을 당하고 맨몸으로 고향 제주에 돌아온 선아,
가난한 집안에서 홀로 잘나 대학을 나왔지만 그래 봤자 월급쟁이 인생에, 골프선수 꿈꾸는 능력 좋은 딸이 있지만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고 다리가 꺾인 기러기 아빠 한수,
해녀로 물질하며 깡 좋아 먹고사는 것은 두려울 것 없지만 무슨 사연인지 누구와도 깊게 사귀려 하지 않는 영옥과
큰 욕심 없이 남들 다 서울로 갈 때도 고향 제주와 가족들 지키겠다며 선뜻 배꾼으로 남아 고작 욕심이라곤 사랑하는 여자와 제주 이 바닷가에서 단둘이 오손도손 소박한 신혼을 꿈꾼 게 전부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은 정준에게도,
이 지긋지긋한 제주와 삼촌들(아저씨, 아줌마들이 제주 말로는 다 삼촌),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서울로 대학 가려다 덜컥 발목을 잡혀버린 영주와 현이에게도,
자식 잘못 키웠다 욕하는 남들은 그렇다 치자, 죽자 사자 키워 놓은 자식에게 마저도 '아버지가 해준 게 뭐 있냐? 이제부터 내 인생 간섭 마라!' 온갖 악담을 듣고 무너지는 아버지들 방호식과 정인권은 물론,
부모 형제 남편 자식에게까지 맘 적으로 버려지고 오갈 데 없어 죽고 싶은 맘으로 마지막 실오라기 라도 붙잡듯 찾아온 베프(미란의 입장에선) 은희에게 위로는커녕 상처를 받은 미란과 어느 날 아무 영문도 모르고 엄마와 아빠를 떠나 낯선 제주 할머니 집에 떨궈진 여섯 살 은기까지.
작가는 무너지지 마라,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었다.
따뜻한 제주, 생동감 넘치는 제주 오일장,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14명의 시고 달고 쓰고 떫은 인생 이야기를 옴니버스라는
압축된 포맷에 서정적이고도 애잔하게, 때론 신나고 시원하고 세련되게, 전하려 한다.
여러 편의 영화를 이어 보는 것 같은 재미에, 뭉클한 감동까지, 욕심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