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와노 津和野 Tsuwano**는 일본 시마네현에 위치한 고즈넉한 전통 마을로, '작은 교토 Little Kyoto'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여행지입니다. 붉은 도리이와 함께 이어지는 다이니치도 거리 Dainichido Street, 잉어가 헤엄치는 수로, 그리고 문학가 모리 오가이 Mori Ogai**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조용한 일본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이 글에서는 쓰와노의 주요 명소, 역사적 배경, 교통편까지 알차게 소개합니다.
🇯🇵 쓰와노 여행 가이드|‘작은 교토’ 별명의 조용한 문학 마을
일본 시마네현 쓰와노 津和野 Tsuwano Tour Guide
1. 작은 교토의 지리와 날씨 – 산속의 조용한 분지 마을
쓰와노 津和野 Tsuwano는 일본 혼슈 서단에 위치한 시마네현 島根県 Shimane의 내륙 마을로, ‘산속의 작은 교토’라는 별명을 가진 고즈넉한 역사 도시다. 인구는 약 6천 명 정도이며, 야마구치현 山口県 Yamaguchi Prefecture과의 경계에 자리해 있어 문화적으로 두 지역의 영향을 모두 받는다.
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여름에는 덥고 습하며 겨울엔 눈이 쌓이는 한랭한 기후가 특징이다. 연평균 기온은 약 14℃, 여름철(7-8월) 평균 기온은 27℃ 내외이며, 겨울(1월) 평균은 2-3℃로 방한 준비가 필요하다. 봄과 가을에는 안개 낀 아침 풍경이 아름다우며, 단풍철에는 붉게 물든 산자락이 마을 전체를 감싸 감성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2. 인천공항에서 쓰와노까지 – 환승의 여정
한국에서 쓰와노 津和野 Tsuwano로 가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 인천空港 Incheon Airport에서 일본 이와미 공항 石見空港 Iwami Airport까지 항공편으로 이동한 후, 버스 또는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이와미 공항은 한국 직항이 없기 때문에 하네다 羽田 Haneda 또는 간사이 関西 Kansai 공항에서 국내선 환승이 일반적이다. 하네다-이와미 구간은 약 1시간 30분 소요되며, 이와미 공항에서 쓰와노까지는 차량으로 약 50분 거리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공항에서 마스다 益田 Masuda까지 이동한 뒤, JR 야마구치선 열차로 1시간가량 걸린다. JR 야마구치선은 하루 6-7편 운행되며, ‘SL 야마구치호’라는 증기기관차 특별열차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행되니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열차에서 내려 쓰와노역 津和野駅 Tsuwano Station에 도착하면, 옛 거리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3. 관광 명소와 산책 코스 – 붉은 도리이와 물고기 헤엄치는 거리
쓰와노 津和野 Tsuwano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다이넨지 대은사 太皷谷稲成神社 Taikodani Inari Shrine는 약 1,000개의 붉은 도리이로 이어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경내는 산중턱에 자리 잡고 있어, 참배길을 오르는 동안 땀이 맺히지만, 그만큼 도착 후에 펼쳐지는 마을 전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1월과 벚꽃이 피는 3~4월에는 수많은 여행객이 찾아온다.
이 신사는 일본 전국의 이나리 신사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로 꼽히며,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참배객이 방문한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후시미이나리를 연상케 하는 붉은 도리이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 스폿으로도 유명하다. 신사 내부에는 상업 번창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에마 絵馬가 가득 걸려 있으며, 일부 에마는 한국어나 영어로도 적혀 있어 외국인 방문객이 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신사에서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도달하는 곳이 쓰와노 성터 津和野城跡 Tsuwano Castle Ruins다. 현재는 성벽만 남아 있으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맥과 계곡, 마을 전경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등산로를 따라 직접 오를 수도 있고, 중간 지점까지는 케이블카도 운영되어 체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정상에서 이른 아침 운해(雲海)를 볼 수 있는 날은 특히 인스타그램에서도 ‘일본의 숨은 명소’로 자주 언급된다.
마을 중심을 흐르는 수로에는 수백 마리의 잉어가 헤엄치고 있으며, 이곳은 호리카와 堀川 Horikawa라 불린다. 5월이면 어린이날을 기념해 수로 위에 형형색색의 고이노보리 鯉のぼり Koinobori(잉어 연)이 나부끼는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거리 양 옆에는 에도 시대 양식의 전통 가옥이 줄지어 있으며, 흰 회벽과 검은 기와가 조화를 이루어 걷는 것만으로도 영화 속 장면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거리 일대는 쓰와노 조카마치 城下町 Jokamachi라 불리며, 과거 번주가 거주하던 중심지였다. 현재는 카페, 미술관, 소규모 박물관이 조용히 들어서 있어 산책하며 문화적 여운을 느끼기 좋다. 특히 이곳은 모리 오가이 森鷗外 Mori Ogai의 고향으로, 그의 생가와 기념관은 일본 근대 문학 팬들에게 꼭 방문해야 할 장소다. 내부에는 그의 원고 복사본, 친필 서적, 당시 사용하던 책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쓰와노 교회 津和野カトリック教会 Tsuwano Catholic Church도 놓쳐선 안 된다. 1931년에 세워진 이 교회는 일본 전통 건축 방식에 서양 성당의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양식으로, 내부에는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전하는 순례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근의 쓰와노 도서관 津和野図書館 Tsuwano Library는 작은 규모지만, 지역 작가들의 책이 가득하고 건물 자체가 목조 양식이라 아름다운 포토 스팟이 된다.
여름의 절정, 매년 6월 마지막 주말에 열리는 쓰와노 호라이 축제 津和野ほたる祭り Tsuwano Firefly Festival도 빼놓을 수 없다. 축제가 열리는 밤이면 마을을 흐르는 강가에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며, 사람들은 조용히 강가에 앉아 자연의 빛을 감상한다. 이 장면은 ‘일본에서 가장 낭만적인 여름 밤’으로 불릴 만큼 감동적이다.
4. 쓰와노의 미식과 쇼핑 – 은은한 전통의 맛과 멋
쓰와노 津和野 Tsuwano의 음식은 겉보기에 수수하지만, 한입만 먹어도 지역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메뉴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 요리는 쓰와노 우즈라구이 津和野うずら焼き Grilled Quail로, 숯불에 노릇하게 구운 메추라기를 소금 간만으로 간단히 맛내 풍미가 깊다. 일본 전국에서도 쓰와노는 우즈라 소비량이 높은 편이며, 일부 식당에서는 코스 요리로 제공된다.
여름철 별미는 소바 소면 そば素麺 Soba-somen이다. 보통의 메밀국수보다 가늘고 부드러우며, 시원한 츠유(つゆ)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한정된 가게에서만 판매되어 귀한 대접을 받는 이 음식은 마을 내의 전통 찻집에서 정갈한 찬합과 함께 제공된다. 특히 도쿠야 Tokuyaya라는 노포는 현지인들도 추천하는 맛집으로, 점심 시간이면 줄이 늘어선다.
디저트로는 유자 젤리 柚子ゼリー Yuzu Jelly와 말차 화과자 抹茶和菓子 Matcha Wagashi가 인기다. 쓰와노는 유자 생산지로도 알려져 있어, 신선한 유자를 그대로 활용한 젤리는 상큼함과 단맛이 조화롭다. 찻집에서는 녹차와 함께 이 디저트를 내어주는데, 일본의 여유로운 오후를 경험할 수 있다.
기념품으로는 쓰와노 화지 津和野和紙 Tsuwano Japanese Paper가 정평이 나 있다. 전통 방식으로 수작업 제작되는 화지는 엽서, 카드, 책갈피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된다. 일부 공방에서는 제작 체험도 가능해 여행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목각 인형 木彫り人形 Wooden Dolls이나 지역을 상징하는 잉어 장식품도 인기가 높다.
현지 특산품점에서는 잉어 모양 센베 鯉せんべい Koi Senbei를 비롯해 손수 만든 천 손수건, 책갈피, 문구류 등이 구비되어 있다. ‘문학의 마을’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모리 오가이 명언이 새겨진 펜이나 수첩도 선물용으로 인기다.
교통은 JR 쓰와노역 JR津和野駅 JR Tsuwano Station을 중심으로 연결되며, 하루 2~3편의 지역 버스와 택시가 운행된다. 마을 자체가 작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요 장소는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 가능하며, 렌탈 자전거는 역 근처 관광안내소에서 쉽게 대여할 수 있다.
하루 일정으로는 다소 촉박할 수 있으나, 1박 2일로 머문다면 사계절의 정취와 문학적 감성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고요함과 정서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쓰와노 津和野 Tsuwano는 그야말로 ‘일본의 작은 교토’라 불릴 만한 매력을 가진 보석 같은 여행지다.